수종사에서 문득 아줌마가 됨을 느끼다
2021. 5. 7.Me/2021
지난 일요일, 날씨가 굉장히 좋아서 남양주에 있는 수종사에 다녀왔다. 지난 겨울부터 날씨 좋아지면 꼭 수종사에 가봐야지 하고 가볍게 먹고만 있던 다짐을 드디어 이룰 수 있었다. 가는 데 얼마나 걸리려나 하고 찾아 보니 수종사에 오르락 내리락만 왕복 4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대서 엥? 뭐지? 했는 데 아무래도 절이다 보니 산에 있어 운길산 등산 코스로 가게 되면 그 정도 걸리는 것 같다.
하지만 저질 체력인 나는 차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최대한 차로 가도록.. 했더니 차에서부터 한 20분 정도 걸으니 수종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. 하지만 다음 번에 간다면 차로 가지 않을 것 같다. 도로가 너무 비포장이야.. 수종사 입구는 절이 관광지처럼 느껴지는 매점과 공영 화장실이 있었다. 그 입구에서부터 또 열심히 올라가야 사진으로 보았던 수종사의 본관에 도착한다.
처음 수종사에 도착하여 한강 뷰를 바라보았을 때에는 정말 '와우..'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던 것 같다. 사진으로 봤던 것 보다 더 예쁘고 더 광활했는 데 올라오는 길도 숲길이라 상쾌하고 좋았지만 정상에서 드넓은 풍경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오른다. ( 왜 등산에 미치는 지 알 것만 같았다.. )
이렇게 예쁜 풍경을 바라보니 혼자서 말도 쫑알 쫑알 하게 되고 브이하고 사진도 찍고 자꾸 자연에 대해 감탄하고 태종 이방원이 정혜옹주를 위해 수종사에 지었다던 사리탑에 대한 기원이 쓰여있는 팻말을 보며 또 혼자 감탄하고.. 수종사에 잔뜩 계셨던 등산복 입은 어머님들과 패션 코드만 다를 뿐 감성은 완전히 동일선상에 있었다.
원래도 잘 가지 않았지만 클럽에서 둠칫 둠칫하며 노는 것 보다 이런 자연이 더 좋아지고 나무나 꽃을 보며 혼자서 쫑알 쫑알 대는 거 보면 나도 이제 아줌마가 되는 것인가 하고 느껴져서 문득 웃음이 났다. 언젠가는 오겠지만 지금처럼 너무 빨리는 말고 나이에 맞게 천천히 왔으면~!
그리고 수종사에는 세조가 하사한 수호 나무인 500년 된 은행 나무가 있다. 가을 즈음에 다시 한 번 수종사에 들러 은행 나무의 경치도 구경해야지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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